北, 코로나 감염자 발생 첫 인정…"국가 최중대 비상사건"

입력 2022-05-12 17:33   수정 2022-05-13 01:27

북한이 12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북한 당국은 ‘최대 비상 방역체계’로 이행할 것이라며 국가 역량을 방역 작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 체제 유지에 심각한 균열이 생길 것을 우려해 나온 이례적 발표로 평가된다. 핵실험 등 도발을 자제하고 국제사회에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등의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
1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정치국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발병을 공개했다. 통신은 “우리 경내에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엄중한 사태가 조성됐다”며 “2020년 2월부터 오늘에 이르는 2년3개월에 걸쳐 굳건히 지켜온 우리의 비상 방역전선에 파공이 생기는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확진자 발생을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은 또 “지난 8일 수도의 어느 한 단체의 유열자(열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채집한 검체에 대한 엄격한 유전자 배열 분석 결과를 심의했다”며 “세계적으로 급속히 전파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BA.2’와 일치한다고 결론지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새벽에 열린 것으로 추정되는 정치국 회의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전국의 모든 시·군이 각자 지역을 ‘봉쇄’하고 사업·생산·생활 단위별로 ‘격폐’된 상태에서 사업과 생산 활동을 할 것을 주문했다.

이례적인 이번 발표는 북한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달 평양에서 김일성 생일(태양절) 행사와 열병식 등을 잇달아 열었다. 코로나19의 잠복기를 감안하면 이미 대규모 확산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북한 당국이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금껏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고, 지난달 행사 참석자들도 모두 ‘노 마스크’였다.
◆정부, 북 지원 준비 나서
김 위원장은 이런 비상 상황에도 ‘경제발전 과업’을 정상적으로 이행할 것을 지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현재의 방역 형세가 엄혹하다고 해도 계획된 경제 사업에서 절대로 놓치는 게 있으면 안 된다”며 “특히 화성지구 1만 가구 살림집(주택) 건설과 연포 온실농장 등 당의 숙원 사업을 기일 안에 완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대진 한라대 교수는 “대북제재 등으로 북한의 민생고가 여전하다”며 “작년 1월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까지 세운 북한으로선 경제 목표 달성에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 당국은 이번 사태가 이달 중으로 예상되는 북한의 제7차 핵실험 계획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북한이 코로나19 관련 ‘봉쇄’ 조치를 이어가면서 행정 역량을 방역에 집중한다면 당장 핵실험을 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코로나 극복에 집중하기 위해 핵실험을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주민들이 코로나 공포에 사로잡히면 이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핵실험을 할 가능성 역시 상존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인도적 지원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 제재와 상관없이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으므로 최대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필요시 관계부처와 협의해 (백신) 공여 가능성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김동현/김정은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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